카테고리 없음
[영화] 곤지암 / 정범식, 유사호러물의 아류인가? 수작인가?
모카라떼♥
2018. 4. 9. 10:58
모처럼 연차 낸 목요일. 실컷 늦잠이나 자려고 계획했는데 역시 집안 개린이들 때문에 포기해야 했다. 하루하루의 시작이 그렇게도 신나는지 집안 여기저기 날뛰면서 아침을 맞이하는 모카와 라떼 때문에 알람이 필요없게 된지 오래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도 자그만치 7년. 여전히 아침에 일어날 땐 죽을 맛인데, 얘네는 뭐가 그렇게 좋고 새로운걸까?
두 녀석들과 침대에서 뒹굴뒹굴 하다가 문득 오늘과 같은 날이 조조영화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단숨에 예매한 영화 <곤지암>. 하도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와 커뮤니티들에서 무섭다고 난리를 쳐서 도대체 어느정도인지 궁금하던 참이었다. 마케팅 관련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뻔한 상업 술수에 속절 없이 넘어가는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하지만, 워낙 스릴러물 매니아니까 그냥 영화가 궁금했던 것이라고 자위를 해본다.ㅎㅎ
<곤지암> 포스터
대한민국 공포물의 새로운 지평을 연 수작인가?
그동안 봐왔던 우리나라 스릴러물들과 확연하게 다른 신선함을 주는 <곤지암>. 해외 장르물들 통해서 이미 많이 접했던 페이크 다큐 형태의 연출방식이 가장 눈에 띈다. 실제 캠코더 또는 휴대폰으로 촬영하듯이 리얼리티를 극대화 한게 이러한 장르물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레이브 인카운터> 포스터
어떤 분들은 <곤지암>을 한국의 <파노라말 액티비티>로 비유했는데, 나는 그 보다는 <그레이브 인카운터>라는 영화가 더 먼저 떠올랐다. 해당 작품은 2011년 개봉작으로 역시 오래전 폐쇄된 정신병원이 이야기 주 무대로 등장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워낙 <그레이브 인카운터>를 인상깊게 봐서 그런진 몰라도 <곤지암>을 봤을 때의 임팩트는 다소 아쉬웠다.
고어틱한 <그레이브 인카운터>은 캐릭터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가 보다 더 처절하고 잔인하게 묘사된다. 그에 비해<곤지암>은 초반에는 꽤 괜찮은 몰입감을 이끌어 내다가 전개가 너무 갑작스럽게 튀는 느낌이랄까. 귀신들의 공격에 너무 시시하게 끝나 버리는 주인공들... 고작 이럴려고 곤지암 까지 갔나 본인들도 얼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웠을까 싶다.
분명 작품 자체의 완성도에 비해 다양한 버즈 마케팅의 역할이 한몫 했다고 본다.
<그레이브 인카운터>는 설정 자체가 어두운 공간에서 나이트 비전 모드로 촬영되는 형식이라, 개인적으로 오히려 더 으스스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배가시켰다고 본다. 뭔가 제대로 안 보이는 불편함이 미지에 대한 공포감을 더욱 자극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레이브 인카운터>에 나오는 알몸의 입 찢어진 귀신, 밤에 얘한테 쫓기는 꿈에 시달렸다는..ㅠㅠ
<곤지암>을 재미있게 보셨던 분들이라면 꼭 <그레이브 인카운터>라는 시리즈도 꼭 추천하고 싶다.